토모카: 당신이야말로, 별난 사람이네요. 당신은 이 동네의 다른 사람들처럼 제게서 뭔가를 빼앗으려 하지 않아요. 뭔가를 조르지도 않아요. 그건 어째서인가요?
메구미: 어째서냐니….
토모카: 당신의 어머님이 강도에게 죽었으니까?
메구미: ……알고 있으면 일일이 묻지 마!
토모카: 죄송해요. 하지만 그러면, 이 동네에서 살아가는 건 힘들지 않나요?
메구미: 별로…. 힘들든 힘들지 않든 그런 건 관계 없잖아. 나는 누군가를 상처입히거나 빼앗고 싶지 않아.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갈 거야. 게다가, 나 같은 어린애도 이렇게 가끔은 일도 할 수 있어. 제대로 일하면 돈도 받을 수 있고. 그러니까…
토모카: 후후훗…. 역시 당신은 정말 별나네요.
메구미: 뭐어? 진지하게 대답해 줬더니 그 말투는 뭐야! (토모카의 웃음소리) 진짜…뭐라고 좀 해봐! 뭐야, 이 녀석….
치즈루: 그것은… 어느날 밤의 일이었다. 남몰래 사냥을 하던 변경백과 그 부인, 엘레오노라가 하룻밤 묵을 곳을 구하며 내 저택에 찾아왔다. 지방 귀족인 우리집과 달리, 변경백은 광대한 영지를 가진 대귀족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갑작스런 그들의 방문을 몹시 환영했다. 나와 여동생 노엘도 그들과의 만찬에서 인사를 했다. 동생 노엘은 몸이 약해서 금방 들어가 버렸기 때문에, 그 뒤엔 내가 그들 상대를 했다. 그러나, 밤이 깊어졌을 무렵…….
남자: 괴물이다! 괴물이 있어!
여자: 누가! 누가 살려줘!
치즈루: 젠장! 대체 무슨 일이야! 노엘은…아바마마와 어마마마는 무사한가?! 변경백은…! 이 목소리는…변경백 부인인가?!
치즈루: 윽! 변경백 부인! 무사하십니까!
리오: 꺄악! 그만둬, 부탁이니 물지 말아줘!
치즈루: 변경백 부인! ……노엘! 무슨 일이냐 노엘! 그만둬라! 노엘!
리오: 알렉산드라…그 애가 뱀파이어야! 보렴…무시무시한 송곳니를!
치즈루: 노엘…그럴수가…! 왜냐…! 왜 네가….
리오: 분명 뱀파이어에게 당한 거야…. 가엾게도…. 비명을 듣고 내가 달려왔을 땐, 당신의 부모님은….
치즈루: 아바마마… 어마마마… 그럴수가! 얘! 날뛰지 마라, 노엘! 그 분을 물면 안 된다! 얘! 노엘!
리오: 알렉산드라, 그대로 노엘을 붙잡고 있어 주겠어? 착하지, 노엘. 그래, 그대로 얌전히 있으렴.
치즈루: 변경백 부인, 그 병은 대체…?
리오: 마를 쫓는 향이야. 아주 강한 물건이지만….
치즈루: 이 향기…향기롭지만 유난히 독하다. 나까지 힘이 빠지는 것 같다.
치즈루: 노엘!
리오: 후후. 뱀파이어에게도 듣는 것 같구나.
치즈루: …네. 어쨌든, 살았습니다…. 면목 없습니다, 변경백 부인. 제 저택에서 이런 추태가…
리오: 괜찮아, 알렉산드라. 그보다, 나 당신에게 묻고 싶은 게 있는데. 당신, 마를 쫓는 힘을 가지고 있다며?
치즈루: 그…그건…
리오: 이 근처에 부정을 쫓는 검사가 있다고 들었는데, 설마 여성일 줄이야. …결정했어. 나, 당신을 수도로 데려가겠어.
치즈루: 에? 하지만 저는….
리오: 부모님은 돌아가셨고, 내가 당신의 후견인이 되겠어. 남편인 변경백은 국왕 직속의 군대를 가지고 있어. 분명 당신의 검이 도움이 될 거야. 그래…뱀파이어 헌터, 같은 건 어때? 나와 남편이 이 저택에 하룻밤 묵게 된 것도 분명 뭔가 인연이었던 거야. 아무것도 걱정할 것 없어. 내가 돌봐 줄게. 당신도…당신의 동생도…. 응? 수도에서 같이 찾자. 당신의 동생을 인간으로 돌려놓을 방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