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물/번역

[봇치더락SS] 건네진 마음의 그 의미는

카와즈 2024. 8. 2. 22:20

"보α, 키타Ω인 오메가버스입니다. 링크의 속편입니다.
우리들의 러브코미디는 이제부터다!를 하고 싶었는데 신기한 방향으로 가고 말았습니다.
경솔하게 고토에게 고백시키는 스타일. 적더라도 누군가에게 꽂혀 준다면 기쁘겠다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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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까지 짝이라는 단어와는 인연이 없는 사람이었던 α 고토 히토리는, 키타 짱의 히트에 조우하는 대사건을 거쳐 크게 변했다!
 장래에 짝이 된다는 약속을 키타 이쿠요와(학년의 인기쟁이)와 나누고, 반 안에서는 인지도도 올라 카리스마적 존재로서 추앙받고, 1학년 마지막에는 2반 책거리에서 자랑인 기타 테크닉을 보여 주위로부터 인기를 쓸어모으는 일은
 ……있을 리가 없었다.
 
 애초에 몇 없는 친구와의 사건을 베이스로 그런 망상을 하는 건 대단히 무성의하다.
 마음속으로 키타 짱에게 사과한다.
 키타 짱의 집에서 여러가지 일이 있고 나서 이러저러 세월이 흘러, 반 배정이 끝나고 나서도 내 세상은 별로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다.
 그 날은 집에 돌아가서 부모님한테 억제제를 썼다는 것과 긴급피임약을 썼다는 걸 솔직하게 이야기한 결과 오랜만에 혼이 났다. 참고로 아빠한텐 좀 로망이 있다고 공감받았지만, 그 다음에 엄마한테 혼나고 있었다.
 키타 짱의 부모님께도 엄마아빠랑 같이 사죄하러 갔다. 딸에게 흠집을 내다니 한 대 때려 주겠어 같은 걸 상상하긴 했지만, 히트 중에 도와주려고 했단 사실과 키타 짱 본인이 미리 수를 써 둔 것도 있어서 아무런 일도 없이 나는 용서받았다. 단지 키타 짱이 어떻게 설명한 건지 전혀 가르쳐 주지 않는 건 조금 신경 쓰이고 있다.
 
 '나한테 있어서 네가 운명이란 걸 알게 해 줄 테니까 각오해, 히토리 짱.'
 
 그 때 키타 짱이 그런 말을 하니까 이런 나에게도 러브코미디 주인공 같은 일상이 시작되는 게 아닐까 기대해 버리기도 했지만, 딱히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굳이 말하자면 키타 짱에 의한 퍼스널 스페이스의 침식도가 조금 올라간 정도라. 그리고 손을 잡는 확률이 올라간 정도(자료출처:히토리). 그렇대도 키타 짱은 원래 그런 느낌이니까 별로 변한 느낌이 들지도 않는다. 혹시 내가 멋대로 의식하고 있을 뿐이고 아무것도 안 변한 걸지도 모른다.
 
 역시 키타 짱은 히트에 들떠 있었던 것뿐이겠지, 하고 요즘은 생각하기로 했다.
 그래, 평생 그런 일 없이 살아갈 터였던 내게 신이 준 선물, 이라고 해도 되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비슷한 거였을 거야. 이제 와서 보면 좀 더 제대로 기억에 새겨둘 걸 그랬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그러니까 변변찮은 기억이긴 하지만, 이건 평생 소중히 기억해 두자고 맹세했다.
 
 ----
 
 아아~ 오늘도 인터넷 세상은 상냥해라.
 
 학교의 눅눅하고 어둑한 곳에서 나는 점심을 때우고 있다.
 영상 덧글을 보고 있으면 치유가 된다. 역시 인터넷 세상이 내가 있을 곳이다. 2학년이 되고 키타 짱과 같은 반이 되고 나서, 여러모로 마음고생이 끊이지 않는다. 키타 짱의 교우관계도 그렇고, 나 자신이 키타 짱을 계속 눈으로 쫓게 돼 버리고. 지금은 뒷자리니까 얼버무릴 수 있지만 자리가 바뀌기라도 하면 어떡하지.
 
 하늘, 파랗다.
 
 "고토 찾았다."
 
 바라보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싶었더니 반 친구인 사사키 씨였다.
 
 "히익!? 사, 사사사씨!?"
 "말 건 것뿐인데 그렇게 되고 고토 역시 재밌다~"
 
 사사키 씨는 낄낄 웃으면서 내 옆에 앉는다.
 
 "어, 아니, 저기요?"
 "살짝 고토한테 확인하고 싶은 게 있어서~"
 "앗 앗 네. 네?"
 
 솔직히 아직 반 친구와 얘기하는 건 익숙하지 않다.
 마음을 쉬는 시간이 어쩌다 이렇게.
 
 "까놓고 말해서, 1학년 끝자락에 키타한테 고백했단 α 고토야?"
 
 마음의 안녕을 돌려줘!!
 
 "…………!!!? +&?"
 "아~, 응, 알았어. 대답 안 해도 되니까. 알겠으니까."
 "우? ……우?"
 "왜냐고? 그야 그만큼 걔가 눈으로 쫓고 있는데 알지. 글쿠나, 키타가 했던 말도 거짓말은 아닌가보네~"
 
 내 얼굴이 에러가 나 있는 동안에 사사키 씨는 뭔가 말을 하고 있지만 솔직히 그럴 상황이 아니다. 왜 사사키 씨가 그걸 알고 있지? 키타 짱이 말했나? 설마 그런 α가 나한테 고백하다니 말도 안 되지 같은 웃음거리가 되었다거나 그러나? 아니, 키, 키타 짱이 그런 말을 할 리가. 하지만 인싸가 하는 생각은 잘 모르겠고, 그보다 사사키 씨 키타 짱이 Ω란 거 알고 있는 거야? 아, 중학교 동창이라? 아, 하지만 α가 고백했다고 말했을 뿐이니까 키타 짱이 Ω인지는 상관 없나.
 
 "어~이, 고토~ 돌아와~"
 "……헉!! 아, 죄, 죄죄죄죄송해요."
 "안심해, 키타는 직접적으론 아무 말도 안 했으니까. 내가 멋대로 추측했을 뿐이니까."
 "앗 네."
 
 두 어깨에 톡 손이 놓였다.
 
 "키타는 Ω란 거 고등학교에선 숨기고 있으니까 그쪽 얘긴 비밀로 하고."
 "앗 네. 물론이죠."
 "…걔가 이런 식으로 누구한테 집착하는 거 별로 없는 일이거든. 그러니까~, 뭐, 나는 응원할게. 힘내라."
 "에. 앗 네?"
 
 힘낸다니, 뭘?
 사사키 씨는 일어서서는 나를 돌아보고 이렇게 말했다.
 
 "아, 맞다 고토."
 "앗 네."
 알고 있겠지만, 키타를 노리는 놈은 엄청 많으니까 조심해라~? 이미 몇번인가 불려 나가기도 했으니까~."
 
 손을 흔들면서 떠나는 사사키 씨.
 했으니까~, 했으니까~, 하고, 자리에 남겨진 내 머리에 사사키 씨의 말이 리플레인한다. 알고 있다. 아니, 같은 반이 되고 나서 아주 잘 알았다. 키타 짱은 인기가 많단 걸. 막연히 그렇겠지 생각하긴 했지만.
 
 ----
 
 알고 있긴 했지만!!
 같은 반이 되고 나서 좀, 아니 상당히, 키타 짱 인기가 대단하단 건. 그야 고백 하나쯤 둘쯤 셋쯤 넷쯤 있어도 이상하지 않아서.
 
 새삼스럽게 지적당하니 엄청나게 초조하다.
 어쩌면, 어쩌지 않더라도, 이건 질투란 녀석일까.
 이런 물벼룩한테 떡을 구울 권리 따위 없는데!?
 (* '질투'와 '구운 떡'의 발음이 같음)
 
 나는 집에 돌아가자마자 방에서 몸부림치며 뒹굴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지금 나랑 키타 짱은 무슨 관계지?
 만나는 관계가 된 걸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로부터 딱히 아무 일도 없다. 아무것도, 없다.
 
 애초에 내 고백 OK 받았던가?
 되돌이켜 보면 나는 좋아한다고 했지만 키타 짱한테서 좋아한단 말 들었었나?
 
 '내가, 한참 전부터 히토리 짱을 좋아했다고 그랬으면, 히토리 짱은 나를 각인시켜 줬을 거야?'
 
 이건 카운트에 들어가나? 안 들어가나? 가정이니까 안 들어가?
 
 '내가 좋아한다는 건 안 믿어주면서?'
 
 아, 이건 카운트에 들어가지 않을까? 직접적이진 않지만?
 아니, 애초에 히트 때 들은 걸 카운트해도 되는 거던가.
 그보다 나도 러트가 됐을 때 말곤 말 안 했네!?
 다다미 위에 웅크리고 머리를 싸맨다.
 
 아아!! 바보 같으니. 이렇게 될 거였으면 멋있는 척 해서 짝으로 만들 순 없다느니 그러지 말 걸 그랬다. 기정사실을 만들기만 한다면…아니 그게 싫어서 거절한 거라니까!
 나 같은 사람이 무언가를 거절하다니 주제넘었어요. 죄송해요.
 쿵 쿵 몇 번 머리를 바닥에 찧어서 기분을 돌리려고 해 본다.
 
 그렇지. 기타를 치자. 기타에 몰두하면 번뇌도 날아갈지 모른다.
 그건 원나잇 러브 아닌 원데이 러브였던 거야.
 대단해 고토 히토리, 어른의 계단을 올랐구나. 축하해. 축하해.
 봐, 이매지너리 프렌드들도 그렇게 말하잖아.
 …α랑 Ω의 관계에 러브란 게 관계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오오 잊어라 잊어라 잊어라 잊어라……키타짱 키타짱 키타짱 키타짱
 
 나는 마음 가는 대로 기타를 튕겼다.
 그러저러 하고 있으니, 그 사이에 스마트폰이 울리는 소리가 들린 느낌이 든다.
 
 "?"
 
 만약을 위해 화면 쪽으로 얼굴을 향하자 '키타 짱'이란 표시가 보였다.
 
 "히익!?"
 
 나도 모르게 기타를 치는 손이 멈췄다. 알림은 계속 울리고 있다. 이건 전화다.
 키타 짱이 왜?
 지금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 아니, 얘기하고 싶다. 아니 하지만.
 
 결국 계속 울리는 알림을 무시할 수도 없어서 나는 전화를 받았다.
 
 "여……여보세요?"
 ''히토리 짱? 지금 괜찮아?''
 "앗 네."
 ''오늘 히토리 짱 상태가 이상했으니까 좀 신경 쓰여서.''
 
 키타 짱 목소리를 듣고 있으니 소란스럽던 마음이 조금 진정되어 가는 걸 느낀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건 기뻤다.
 아아, 키타 짱이다.
 
 ''히토리 짱?''
 "앗 네. 듣고 있어요."
 ''……안 듣고 있었지?''
 
 왜 들키는 걸까.
 
 ''그래서, 이번 주말 놀러 가도 되는 거야?''
 "에, 앗 네."
 
 응? 지금 뭐라고?
 
 ''다행이다~. 그럼 점심 지나서 갈게.''
 "앗 네……엑!?"
 
 어느새 그런 얘기가!?
 
 ''그럼 이번 주말 기대하고 있을게. 잘 자.''
 "앗 안녕히 주무세요."
 
 방의 정적이 나를 감싼다.
 통화가 끊긴 스마트폰은 내 손을 벗어나 다다미에 떨어졌다.
 나는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
 
 "실례하겠습니다~"
 "아, 네. 들어오세요."
 
 정신을 차리니 주말이 되어 있었다.
 키타 짱에게서 과자 선물을 받아들고 방으로 안내한다.
 늘 과자를 사 오다니 참 예의가 바르다 생각한다.
 그나저나, 몇개월 전에 그런 일이 있었는데 우리집에 와도 괜찮았던 걸까. 거절하지 않은 건 나고, 새삼스러운 말이긴 하지만.
 
 "무슨 일 있어?"
 
 말이 없는 내게 키타 짱이 묻는다.
 
 "앗, 아니, 그, 용케도 부모님이 저희집 오는 거 OK했구나 하고, 생각해 버려서."
 "으음, 뭐, 그치."
 "?"
 
 영 시원하지 못한 대답이 돌아왔다.
 
 "요즘은 나갈 때 초커 하고 나가게 되긴 했고."
 
 그렇게 말하고 목에 둘러진 얇은 금속제 물건을 보여 주었다.
 아무래도 그걸로 목덜미를 지킬 수 있다는 것 같다. 학교에서 하고 있는 건 본 적 없었지만. 이걸로 실수는 일어나지 않으니까, 란 것일까?
 실수로 깨무는 일은 이제 없겠다느니 생각하고 마는 건 내가 봐도 참 미련이 깊다.
 
 "……푸는 편이 좋아?"
 
 그런 나를 꿰뚫어보았는지 키타 짱이 초커를 내보인다.
 
 "에, 앗 아니. 그런 건, 아니에요."
 "흐응."
 
 뭔가 말하고 싶은 듯한 시선을 받아서 나도 모르게 눈을 돌렸다.
 생각 안 했어요. 생각 안 했고 말고요.
 부엌에서 보리차를 가지고 돌아오니 키타 짱은 앉아서 기다리고 있었다.
 가져온 보리차를 상에 놓고 나도 앉는다.
 
 "그런데 오늘 부모님이랑 후타리 짱은?"
 "앗 부모님은 키타 짱이 온다고 장 보러 갔고, 후타리는 친구네 집에 놀러 갔어요. 키타 짱하고도 만나고 싶어했지만요."
 "그래서 아무도 없었구나."
 "네. 아, 지미헨은 아마 자고 있어요."
 "흐응."
 
 그렇게 말하자 키타 짱은 나와의 거리를 좁혀 왔다.
 발이 딱 붙을 정도론 가깝다. 살짝 자신의 심장이 시끄러워진다.
 
 "어, 저기?"
 "그런데 히토리 짱."
 
 조금 망설이는 나를 무시하고 키타 짱은 말을 건다.
 얼굴까지 가까이 가져오면 심장이 버티질 못하니까 봐 줬으면 한다.
 
 "학교에서 무슨 일 있었어?"
 "네?"
 "로인으로도 그랬지만, 그 날 오후부터 이상하다 싶어서, 신경 쓰여서."
 
 그 날. 사사키 씨가 말을 걸었던 그 날.
 
 "앗, 특별히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말 못한다. 키타 짱을 너무 의식하고 있어서 좀 피하고 있었다고는.
 혼자서 질투한 결과 끙끙 앓고 있었다고는.
 
 "진짜로?"
 "지, 진짜예요…!!"
 
 …거짓말이지만.
 
 키타 짱하고 거리를 두기 위해 살짝 벽으로 도망친다.
 그러자 또 키타 짱이 다가온다.
 반복하는 사이에 진짜로 벽까지 오고 말았다.
 
 "저, 저기, 왜 자꾸 가까이."
 "그건 히토리 짱하고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서야."
 
 사이좋게?
 
 "오늘 아무도 없는 것 같고?"
 
 지미헨은 있는데?
 
 "………싫다면 그만둘게."
 
 키타 짱은 좁혔던 거리를 조금 되돌렸다.
 
 "앗 아뇨, 싫다기보단, 그, 좀 자극이 세다고 할까…."
 "……몇개월 전엔 더 대단한 것도 했는데?"
 "으……."
 
 광경이 되살아나서 얼굴이 뜨거워지기 시작했다. 귀까지 빨개진 느낌이 든다.
 내 그런 모습을 보고 키타 짱은 피식 웃는다.
 
 "나는 확실하게 기억하고 있고, 게다가 몸에 남은 것도 있었으니까 그건 꿈이 아니었다고 생각할 수 있었지만, 히토리 짱한테는 꿈속에서 일어난 일이었지?"
 "에."
 
 조금 분위기가 일변한 느낌이 들었다.
 그렇다, 행위 뒤의 대화는 기억하고 있지만 한중간에 대해서는 반쯤 몽롱해서, 무슨 말을 했는지 기억도 애매할 뿐이었다. 나중이 되어서 자신이 러트 상태였단 걸 깨달았을 정도였다.
 
 "요 며칠 좀 피해 다니는 것 같아서, 혹시, 혹시 있잖아, 히토리 짱이 그때 있었던 일 없었던 일로 하고 싶다고 하면 그렇게 할까 하고."
 
 키타 짱은 쓸쓸해 보이게 웃었다. 웃고는 있었지만.
 어쩌면 요 며칠간의 태도로 상처를 준 걸까, 키타 짱과의 거리가 멀어지는 건 아닐까, 그런 불안에 휩싸여 나는 당황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앗, 아뇨! 그런 생각은 안 했어요! 그, 오히려 반대랄까."
 
 소리를 지르는 나를 보고 조금 키타 짱이 놀랐다.
 
 "반대?"
 "……그 이후에 키타 짱이 평소랑 똑같아서, 없었던 일로 하고 싶은 건가 하고."
 
 눈을 마주치는 게 거북해서 시선이 헤맨다.
 
 "그, 그러니까 그날 일은 좋은 추억으로 남기자고 생각했는데요, 사, 사사사씨 얘기를 들으니까 뭔가 어수선해져서."
 
 나도 모르게 말이 빨라져서, 설명해 보지만 거의 지리멸렬이다.
 
 "그, 그러니까, 그 저, 죄송해요!! 역시 좋아해요!!!!"
 
 잘 설명하지 못하고 최종적으론 도게자 스타일로 기세 좋게 고백을 했다.
 어라, 나 지금 왜 고백한 거지?
 
 "………."
 "………."
 
 신기한 분위기가 둘 사이에 흐른다.
 오래지 않아 키타 짱이 참지 못하고 키득키득 웃기 시작했다.
 
 "이런 고백 처음 들어 봐."
 "아, 이건 그."
 
 키타 짱이 다시 한 번 가까이 오는 게 느껴진다.
 머뭇거리며 고개를 들자 조금 눈물 어린 키타 짱이 이쪽을 보고 있었다.
 그 표정이 아름다워서 시선을 빼앗긴다.
 
 "있잖아, 히토리 짱, 다시 한 번 말해 볼래?"
 "에? 아, 그, 좋아해요."
 "누가?"
 "키, 키타 짱이요."
 
 무릎으로 선 키타 짱에게 끌어안긴다.
 
 "나도, 좋아해."
 
 끌어안긴 채로 귓가에 속삭인다.
 한 순간 무슨 말을 들은 건지 알 수 없었지만 의미를 이해한 순간 내 전신이 술렁였다. 고동은 경종이 된 채로 아까부터 전혀 진정되지 않는다.
 머뭇머뭇 키타 짱의 몸을 나도 끌어안는다.
 
 "나, 그날 일 추억으로 남기지 않아도 돼?"
 
 나는 있는 힘껏 몇번이고 끄덕였다.
 
 "…사실은 그 뒤에 히토리 짱한테 어프로치하려고 생각했는데, 역시 히트의 기세도 있었는지, 나도 겁쟁이가 돼 버려서. 하지만 확인하러 오길 잘했다."
 
 내가 수동적이었던 탓에 키타 짱을 불안하게 만들어 버린 모양이다.
 원데이 러브 같은 말을 할 때가 아니었다. 죄송해요.
 
 "근데 그럼 왜 요 며칠은 피해다닌 거야? 어수선해졌다니 뭐가?"
 
 끌어안는 팔이 풀리고 마주보는 형태로 되돌려진다.
 지금은 얼굴을 보지 말았으면 했다. 말해야 하나 말아야 하나, 또 머리가 끓어오를 것 같다.
 
 "………키타 짱이 자주 고백 받는다는 말 듣고 멋대로 질투했을 뿐이에요."
 
 키타 짱의 눈에서 도망칠 수 없단 느낌이 들어서 솔직하게 고백한다.
 점점 말끝으로 갈수록 목소리가 흐물흐물해져 가는 건 봐 줬으면 한다.
 키타 짱은 눈을 동그랗게 뜬 뒤에 웃음을 터뜨렸다.
 
 "저, 저기요?"
 "미안, 뭔가 기뻐져서."
 "……기쁘다고요?"
 "응, 날 진짜로 좋아한단 게 전해져 와서."
 
 웃는 키타 짱은 지금 나에겐 너무나도 눈부셨다.
 끓고 있던 머리에 다시 열이 가해져서 나는 마음의 한계에 달해 다다미 위에 쓰러졌다.
 
 "히, 히토리 짱?!"
 
 키타 짱이 쓰러진 나를 들여다 본다.
 
 "죄, 죄송해요. 아싸의 한계예요."
 
 이번엔 너무 행복해서 머리가 빙글빙글 돈다.
 그런 나를 보고 키타 짱이 눈을 가늘게 떴다.
 
 "히토리 짱."
 "앗 네."
 "잠깐 눈 감아 볼래?"
 "에, 앗 네."
 
 들은 대로 나는 눈을 감았다.
 
 깜깜한 시야로 처음 느낀 건 얼굴 가까이 놓인 키타 짱 손의 기척.
 머리카락이 얼굴에 살짝 닿아서 간지러워지고, 그 뒤에 온 건 입술에 부드러운 감촉이었다. 그게 떨어짐과 동시에 나는 눈을 떴다.
 조금 놀라 보이는 키타 짱과 눈이 마주친다.
 몸이 자연스럽게 움직여서 상반신을 일으킨다. 떨어진 입술을 쫓아, 다시 한 번, 내 쪽에서 겹쳤다가 또 떨어진다. 처음 했을 때와 비교해서 너무나도 상냥한 그것에 부족함을 느끼고, 이번엔 깊게 겹쳐 간다.
 한 순간 키타 짱의 몸이 떨렸지만 내민 혀는 받아들여져서 얽힌다.
 
 "읏……."
 
 몇번인가 반복하는 사이에 참을 수 없어진 키타 짱에게서 목소리가 새어나온다.
 그 목소리에 나는 정신을 차렸다.
 나도 모르게 홱 몸을 떨어뜨리자 얼굴을 빨갛게 물들인 키타 짱이 어깨로 숨을 쉬고 있다.
 곧바로 저질러 버렸단 걸 깨달았다.
 
 "아, 죄, 죄송해"
 
 빨개졌던 얼굴을 파랗게 바꾸어서 사과를 하려고 하자, 키타 짱의 팔이 목에 둘러져 끌어안겼다.
 
 "……히토리 짱, 색마."
 "아, 그, 죄, 죄송해요."
 
 키타 짱의 어깨에 얼굴을 묻어서 표정을 숨긴다. 얼굴에서 연기라도 날 것 같다.
 
 "살짝 페로몬 나오고 있고."
 "죄, 죄송해요."
 
 페로몬 컨트롤도 아직 한참 허접이라 살짝 울고 싶다.
 
 "으응, 나 히토리 짱의 이 냄새 좋아하니까."
 "……에."
 
 아차. 멈추기는 커녕 페로몬을 늘리고 말았다.
 그런 내 모습에 키타 짱은 즐겁단 듯이 웃고 있다.
 
 "저, 저기."
 "왜애?"
 
 답해 주는 그 목소리도 귀엽다니 반칙이다.
 진정하기 위해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
 
 "그 초커, 제 앞에선 풀면 안 돼요?"
 "…왜?"
 "아니, 그, 모, 못 참게 될 것 같아서."
 
 톡 하고 내 머리와 키타 짱의 머리가 부딪힌다.
 
 "………안 참아도 되는데."
 "아, 안 된다니까요."
 
 키타 짱은 이렇다니까. 나와 짝이 되는 게 불안하지 않은 걸까.
 
 "빨리 히토리 짱 걸로 만들어 줬으면 하는데."
 
 할 수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다. 하지만 역시 아직 그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고 만다.
 분명 또 나는 후회하겠지만.
 
 "……그, 그건…조만간."
 
 그러니까 이게 지금 나의 최선의 답이다.
 
 "…응, 기다릴게."
 
 키타 짱과 있으면 자신의 몸이 시끄러워진다.
 이렇게 소리가 나는 거였던가 하고, 생각함과 동시에 자신이 살아 있다는 게 느껴지는 듯했다.
 
 "있잖아, 히토리 짱."
 
 자신의 이름이 불리는 것마저 기분이 좋아서 기뻐진다.
 
 "……네."
 
 고개를 들어 보니 열을 띤 눈을 한 키타 짱이 있었다.
 
 "이 다음에 어떡할래?"
 
 나를 꾀는 눈동자가 거기 있었다.
 아직 가족이 돌아올 기색은 없다.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키고 내가 어떻게 했는지는
 
 
 일단 비밀로 해 두겠다.
 
 
 ----
 
 
 그 뒤엔 부모님이 돌아와서, 사 온 케이크를 같이 먹고, 시덥잖은 얘기를 하거나 기타를 치거나 하면서 보냈다.
 이윽고 날도 저물어서 키타 짱이 돌아갈 시간이 되어, 어쩐지 현관에서 헤어지는 것도 아쉬워서 나는 역까지 키타 짱을 바래다 주기로 했다.
 
 "그럼 여기까지. 배웅해 줘서 고마워, 히토리 짱."
 "앗 네. 그럼 다음에…. 조, 조심해서 들어가세요."
 
 오늘은 이제 같이 못 있는구나 생각하면 조금 쓸쓸해지지만 또 월요일에 볼 수 있다고 자신을 납득시킨다.
 
 "아, 맞다."
 
 개찰을 향하려던 키타 짱이 휙 이쪽으로 돌아온다.
 내가 있는 곳까지 와서 오른손을 붙잡혔다.
 
 "이거, 히토리 짱이 맡아 줘."
 
 뭔가 작은 금속이 쥐어졌다.
 뭘까 손을 열어 보니, 작은 열쇠였다.
 
 "…열쇠?"
 "응, 이거 열쇠."
 
 키타 짱은 자신의 목가를 가리킨다. 그건 키타 짱의 목덜미를 지키는 초커.
 
 "……엑."
 "나 이거 하나밖에 안 갖고 있으니까 잃어버리지 않게 조심해?"
 "아, 네!? 이, 이거."
 
 한 걸음 내게서 떨어지더니 키타 짱은 피식 웃었다.
 
 "…이걸로 언제든 열 수 있겠네?"
 "………!?"
 
 굳어 버린 나를 앞에 두고 키타 짱은 다음에 봐 하고 개찰구로 달려갔다.
 건네받은 열쇠는 확실히 내 손안에 있어서 내 심장은 오늘 마지막으로 폭음을 울린다.
 
 이걸 나한테 건네줬다는 건 무슨 뜻이지?
 하나밖에 없다니 왜?
 혹시 앞으로 초커 찬 채로 키타 짱은 지내려는 걸까?
 지금까지 Ω란 걸 숨기고 있었는데?
 
 키타 짱의 생각을 알 수 없다.
 내가 어떡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자그맣게 생겨난 질투심 따위는 이미 머나먼 저편으로 사라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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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 시로(しろ) 님

시리즈: 물지 못하는 α 고토 이야기(噛めないαの後藤のはなし) | https://www.pixiv.net/novel/series/10276663

원본 링크: 渡された気持ちのその意味は |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19510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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