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몇 년 전에 이 학원에 온 저는, 현재의 두 학원장에게서 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연구를 위해 각지를 돌아다니는 그들 대신 이 땅에서 타카기 님의 의지를 잇고, '모모유리 계획'이라 총칭되는 쿠로이 님의 세 계획을 완수하기 위한 활동을 개시했던 것입니다."
시조 상의 이야기는 길고 긴 것이었다. 가나하 상은 진작에 햄조를 불러서 그와 놀고 있다.
이야기가 일단락된 참에 필사적으로 머릿속을 정리하려고 해 본다.
"그래서 그 세 계획 중 타카츠키 상에게 행한 게――"
"첫번째입니다. 가장 어리고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않은 그녀에겐, 잠자는 공주의 힘의 일부를 직접 투약에 의해 부여했습니다."
터무니없는 이야기다. 난 눈에 분노를 깃들이고, 땅에 선 다리가 나서려는 것을 참으며 시조 상을 노려보았다.
"그 타카츠키 상의 모습이 안 보이는데."
"원래대로였으면 미키가 눈을 뜨는 것은 다음 보름달 쯤이었습니다. 정황적으로, 잠자는 공주를 타도할 가능성이 더 높은 계획을 최종단계로 이행시키기 위해서, 야요이의 투약은 도중에 중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만약 그녀가 이 사이에 눈을 뜨고 있었더라도 그 힘이 발휘되는 것은 단시간이므로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뭐가 걱정할 필요는 없다, 야. 자신의 이가 내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일단은 필요한 정보를 끌어내야만 한다.
"네가 옮겨간 다음 계획이란 게 아즈사 상에게 했던 걸 말하는 거야?"
"말씀대로입니다. 예전부터 후보로 생각해 두었던 아즈사에게, 저는 쿠로이 님이 고안한 의식으로 잠자는 공주의 힘을 붓기 위해 지하로 갔습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당신에 의해 단념이란 쓰라린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만."
만약 아즈사 상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도 모른다는 걸 그녀는 생각하지 않는 것일까.
"그 계획의 그릇으로선 유키호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녀의 마음은 조금, 저로선 버거운 것이었기에."
시조 상이 엷게 웃었다. 그것을 힐끗 보고서 나는 지금까지 거의 표정을 바꾸지 않고 있는 하루카에게 시선을 향한다.
"그리고 세번째 계획으로 태어난 게 하루카였던 거구나."
"……하루카는 쿠로이 님의 손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들은 함께 구교사를 주거로 삼았습니다만, 하루카와 만난 것은 그녀가 태어난 날 하루뿐입니다."
"만들어졌다니. 역시 너무해."
눈을 뜨지 않는 하기와라 상을 침통한 눈으로 바라보면서 얘기를 듣던 마코토가 말했다.
"그렇습니까. 이대로 새로운 잠자는 공주가 계속 태어나 언젠가 세계를 멸망시킬 가능성을 방치하는 편이 훨씬 너무하다고 생각합니다만."
논리로서는 안다. 하지만 납득할 수 있을 만한 것이 아니었다.
"당신은――왜 그렇게까지 해서 잠자는 공주를 막으려고 하는 거야?"
"……그게 제 바람이기 때문입니다. 제 고향과 같은 말로는 두번 다시――"
시조 상은 등을 돌리고 시선을 밤하늘로 향했다. 구름이 걸린 달이 유일한 빛으로서 떠 있었다. 그녀의 표정은 보이지 않는다.
"이 아이들과 같은 상황의 소녀도 태어나서는 안 됩니다. 저는 그것을 위해서 수단을 가리지 않습니다. 하지만――"
다시 이쪽을 본 시조 상이 한 순간 눈을 쌍둥이 쪽으로 향했다가, 그 눈이 애수를 담고 나를 보았다.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습니다. 변화의 능력 밖에 가지지 못한 저로서는 전투에 참가하는 것조차 불가능합니다. 야요이와 아즈사의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기회는 사라졌고, 하루카도 이 모양입니다. 그리고 다음에 아이돌이 되는 것은 당신이란 말입니다, 키사라기 치하야. 이 운명에서――"
세계의 종말의 종이 울리는 것처럼. 교사가 둔탁하고 무거운 소리를 내면서 천천히 무너져 내렸다. 하늘을 향해 연두색으로 빛나는 빛의 기둥이 뻗는다.
"――벗어날 방법은 없습니다. 새로운 잠자는 공주가 될 각오를 하고 미키를 쓰러뜨릴 것인가. 하지만 그래도 미키에게 힘이 미치지 못한 가능성도 있겠지요. 물론 당신에겐 아이돌이 되지 않고 모든 것을 길동무로 삼는 선택지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당신의 세계는 오늘 밤으로 종언을 맞이하는 겁니다."
더이상 원형을 갖추지 못한 교사 벽이 화염과 함께 폭발했다. 마코토가, 가나하 상이 일어선다.
뭔가 말하고 싶은 듯한 하루카의 눈을 똑바로 보고 끄덕인다.
"난 아이돌이 되지 않을 거야. ……그게 하루카의 바람이라면. 난 하루카가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벌겠어."
가나하 상이 그런 내게 웃어 보이고, 마코토는 조용히 그 손에 장검을 쥐었다.
"미안해, 치하야 짱, 모두들. 좀 더 움직일 수 있게 되면 바로 갈게. ――여길 지키는 것쯤은 맡겨둬."
미소짓는 하루카에게 나도 웃어 보인다. 괜찮아, 하루카. 이제 네 마음을 난 알고 있어.
우리들의 모든 것은 이 싸움을 끝내고 나서.
얼굴을 든다. 시선 끝, 잔해 속에서 한 쌍의 붉은 눈이 빛났다.
백 년의 시간을 넘은 격정과의, 또 한 번의 해우.
"……그럼 지켜보도록 하지요. 여러분이 엮어 나가는 새로운 잠자는 공주 이야기를."
이 소설은 픽시브에서 타마키 하야테(珠樹 颯)님이 연재하신 소설입니다. 허가를 받고 카와즈(かわづ)가 번역하였습니다. 원작자의 허가로, 이 소설은 작가와 번역가의 이름, 출처를 명기하면 전재가 가능합니다. 또한, 이 소설에 코멘트된 감상은 원작자에게도 전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설의 원본 주소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61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