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사에 가까워짐에 따라 뭔가 불길하고 강대한 힘의 기척이 강해진다. 이끌리듯이 도착한 곳은 한 그루의 벚나무.
여기에 오기까지 부서진 기둥이나 폭발한 것처럼 패인 지표의 구멍이 신경쓰였지만, 지금 문제는 이 나무 아래 뿌리 부근에 열려 있는 깊은 어둠이다.
이 학원에 정말로 지하가 있었다니. 도저히 들어가고 싶다고 생각할 만한 곳이 아니다. 하지만 내가 향해야 할 곳은 분명 이 속인 것 같았다.
돌로 된 계단을 천천히 내려간다.
그 앞에 있는 것은 양초 불꽃만이 흔들리는 어두침침한 복도. 하지만 이쪽이 아니다.
등 뒤를 돌아보자 이미 열려 있는 문이 나를 집어삼킬 듯이 어둠을 보이고 있었다. 이 안이다. 분명 찾는 사람이 이 앞에 있다.
문에 발을 들인 순간, 얇은 막을 빠져나가는 듯한 감촉이 있었다. 놀라서 발을 뺄 뻔 했지만 신경쓰지 않고 몸을 들이민다. 문 저편에 있던 것은 내가 예상하고 있던 어둠이 아니었다.
지면을 통째로 도려내 만들어진 거대한 공간. 그 천장에서는 지표에 선 벚나무의 뿌리가 수많은 팔을 벌리고 있다. 크기가 제각각인 붉은 빛이 맥동하듯이 흔들거리고, 그 중심, 쇠사슬에 묶여 공중에 매달려 있는 것은――
"아즈사 상!"
두 팔을 벌리고 붙들려 있는 아즈사 상은 내 외침에도 눈을 뜨지 않는다. 그 아래에는 그녀를 올려다보며 서 있는 칠흑의 드레스로 몸을 감싼 소녀. 이쪽을 향해 있는 등에 흐르는 머리카락은 맑은 은빛.
"당신, 무슨 짓을!"
은발의 소녀가 천천히 어깨 너머로 엷은 보랏빛 눈을 내게 향했다.
"당신, 이란 건 저 말씀이십니까. 시조 타카네라고 합니다. 조금 늦었군요, 키사라기 치하야."
왜 날 알고 있는 건가 하는 의문은 지금은 아무래도 좋았다. 리츠코로 변장해 아즈사 상을 납치한 그녀에게 날카로운 시선을 향한다.
그녀가 뭘 하려고 하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느껴지는 팽대한 기척은 미키가 두른 것과 거의 비슷한 종류의 것이다. 뭔가 잘 모르겠는 일이 일어나려는 것을 직감으로 알 수 있다. 늦기 전에 막아야만 한다.
"때는 왔다――――지금이야말로 탄생(데뷔)의 때――――!"
은발의 소녀가 아즈사 상을 올려다보며 천천히 양손을 올렸다.
그녀를 향해 달려가려던 내 앞에는, 하지만 나를 막으려는 듯이 두 소녀가 좌우에서 나타났다. 어느 쪽도 은발 소녀와 같은 검은 드레스를 입고 있다. 아주 비슷한 체구나 얼굴을 볼 때 쌍둥이일까. 유일하게 눈에 띄는 차이는 머리를 묶은 위치. 그리고 입가의 악세서리가 조금 신경쓰인다.
"오히메찡의 방해는 아미가!"
머리를 오른쪽에서 묶은 소녀가 외친다.
"마미가! 그냥 두지 않겠어!"
머리를 왼쪽에서 늘어뜨린 소녀도 외친다.
둘이 양손을 벌리고 좌우의 손을 잡자, 비어 있던 그녀들의 손을 잇듯이 같은 모습의 소녀가 또 나타나, 그리고 또. 점점 늘어 간다. 저건 분신을 낳는 능력?
"으럇!"
열 명을 넘은 그녀들이 각각 손을 놓고 각각의 입에서 완전히 같은 말을 하면서, 일제히 내게 달려온다. 이래선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곤혹해 할 여유는 없었다.
아직 만전과는 거리가 먼, 너무 많이 써서 회복되지 않은 능력에 신경을 쓸 여유도 없었다.
단번에 처리한다!
양손을 앞으로 내민다. 떠올리는 것은 이 공간을 완전히 막을 정도로 넓고 높은 벽. 생겨난 그것을 달려오는 소녀들을 향해, 손을 대지 않고 단번에 밀어냈다.
"흡!"
처음으로 내 공격적인 의사를 받은 벽은, 미끄러지듯이 속도와 질량을 가진 채로 전진해 다가오던 그녀들과 격돌한다.
"우갸!"
열 몇 명의 비명과 동시에 한쪽 손을 되돌렸다. 반투명 벽이 쓰러지고 그대로 깔아뭉갠다. 퐁 하는 소리를 내며 분신이 사라지고 원래 있던 둘만이 벽 아래에 남았다. 단번에 단번에를 시도해 봤는데, 의외로 잘 되는 법이구나. 그렇다면――
기절해서 움직이지 않는 그녀들을 확인하고 그대로 쓰러진 벽을 앞으로 움직인다. 그 끝이 은발 소녀의 등으로 빨려들어가, 그녀를 몇 미터 앞으로 날려 버렸다.
소리를 내지도 않고 은발 소녀가 바닥에 엎어진다. 하지만 금방 비틀거리며 일어나, 연보라빛 눈으로 나를 노려보았다.
그녀의 공격에 대비해 방심하지 않고 자세를 잡는다. 아마도 같은 수는 두 번 통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내 공격 방법은 제한되어 있다. 다음엔 대체 어떡하면.
사고를 언덕을 내려가는 바퀴처럼 회전시키고 있는 동안, 은발 소녀는 양 손을 올렸다. 안 돼, 시간이 모자――
"항복하겠습니다."
"……어?"
그녀가 양손을 든 채로 무표정하게 입에 올린 말에 귀를 의심한다. 내가 멍하니 있자 그녀는 조금 떨어진 바닥을 가리켰다.
"저기에 그린 진 위에서 제 몸이 떨어진 것으로 인해, 술식은 강제적으로 중단되고 말았습니다. 이제 계속할 수는 없기 때문에 무익한 다툼의 필요도 없습니다."
가리킨 곳을 보니 확실히, 아까까지 그녀가 서 있던 곳에는 복잡한 모양과 문자가 조합된 마법진 같은 것이 그려져 있었다.
"그럼 아즈사 상은――"
"한동안 의식이 돌아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단번에 거리를 좁혀 멱살을 잡는 나를, 그녀는 무표정한 시선 그대로 계속 내려다보았다.
"어떤 힘을 부었기 때문에, 한 번 그녀 자신의 능력은 전부 뽑아낸 것입니다."
"웃기지 마! 대체 뭘――"
"그건 앞으로 이야기하기로 하지요. ……여기에 온 걸 후회해도 좋다면."
"……전부 얘기해 주는 거지?"
"제가 알고 있는 것이라면 전부. 하지만 긴 얘기가 될 터이니――"
은발 소녀는 깊은 욕망을 감춘 표정으로 살며시 웃었다.
"식당은 아직 건재할까요. 조금 공복을 느낍니다."
나는 그녀의 뺨을 찰싹 때렸다.
………
……
…
물론 식당 같은 데는 가지 않고, 난 눈물을 머금은 시조 상을 끌고 하루카와 애들이 있는 곳으로 돌아왔다. 바로 의식을 되찾고 다시 젖꼭지를 문 쌍둥이 소녀들, 아미와 마미도 따라온다.
리츠코 옆에 눕혀 두었던 하기와라 상은 역시 아직 눈을 뜨지 않았다. 괴로운 듯이 얼굴을 찡그리고 있는 가나하 상과 마코토. 그리고 앉은 채로 자는 것처럼 눈을 감고 있던 하루카. 그 눈이 우리들의 발소리를 듣고 천천히 뜨였다.
"어서와, 치하야 짱. 그리고 오랜만이에요, 타카네 상."
"1개월만이군요, 하루카. 무사해서 다행입니다."
"보는 것처럼 엉망이지만."
엷게 웃는 하루카 옆에서 가나하 상이 검은 머리를 흔들며 일어섰다.
"치하야! 아즈사를 구하러 갔던 거지. 왜 그녀석하고 같이 있는 거야!? 아즈사는!?"
"……아즈사 상은 싸울 수 있는 상태가 아니야. 지금 이 학원에서 어디보다도 안전하단 곳에 그대로 두고 왔어."
그녀에게 삿대질을 받아도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시조 상을 곁눈질하며 대답한다. 아직 아무 것도 신용할 수 없지만 이것만은 그녀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다.
"하루카. 당신 자신에 대해선 이미 이야기했습니까?"
"대충은. 내가 아는 건 그렇게 많지 않고."
하루카의 말을 받은 시조 상이, 그럼, 하고 끄덕였다.
"미키의 힘이 돌아올 때까지 잠시간 시간이 있는 것 같으니, 앞으로를 위해서도 '잠자는 공주'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들려드리도록 하지요."
이 소설은 픽시브에서 타마키 하야테(珠樹 颯)님이 연재하신 소설입니다. 허가를 받고 카와즈(かわづ)가 번역하였습니다. 원작자의 허가로, 이 소설은 작가와 번역가의 이름, 출처를 명기하면 전재가 가능합니다. 또한, 이 소설에 코멘트된 감상은 원작자에게도 전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설의 원본 주소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61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