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색으로 빛나는 언월도를 잡는 모습은 그 때와 같다. 하지만 눈동자 색은――다르구나. 평범해서 재미 없어.
하지만 하루카는 하루카다. 눈을 떴을 때부터 가까이 있는 건 알고 있었다. 꽤나 늦은 등장이다.
"기다렸어……하루카."
"돌아가자? 미키. 여긴 우리들이 있어도 되는 곳이 아니야."
"돌아간다니 어디로 말야? 미키, 이제 어두운 땅 밑은 싫은 거야."
"이미 우리들이 살아야 했을 시대는 끝났어. 너를 쓰러뜨리면 나도 여기서 사라질 거야."
"그런 하루카는 어떤 방법을 썼는지 모르겠지만. 어떻게 200년이나 살아 있는 거야?"
미키의 물음에 하루카는 괴로운 듯이 얼굴을 일그러뜨렸다.
"그건 네가 알아도 되는 게 아냐."
"아 그래. 그럼 하나만 더 물어보는 거야."
미키는 칼날을 하루카에게 향하고 물었다.
"미키는 전~부 부숴버리기 위해 여기 있는데. 하루카도 알지, 미키랑 똑같았으니까. 그래서, 지금 하루카는 왜 여기 있는 거야?"
"그 파괴와 증오의 연쇄를 끝내기 위해서야. 미키, 100년 전 일 중에 뭔가 기억나는 건 있어?"
"일어나기 전 일은 전~혀."
"그래. 그럼 아이돌이 되기로 한 계기는?"
"뭐야, 그게. 다 부숴버리고 싶어서 아냐?"
"……그렇지. 역시 그렇게 돼 버리지."
하루카가 쓸쓸하게 중얼거리면서 바닥을 보았다.
"내가 끝내야 해. 기다려, 치하야 짱."
달빛이 비추는 가운데, 하루카가 얼굴을 천천히 들고 미키를 똑바로 바라보았다.
동시에 두 사람이 달리기 시작한다.
진홍과 연두의 섬광이 지붕 중앙에서 격돌했다.
하루카는 미키가 휘두른 칼날을 흘려넘기듯이 언월도로 피하고, 곧바로 반대편 칼날로 미키 가슴을 노린다.
미키가 낫을 세로로 돌리며 뛰어오르자 하루카는 그것을 쫓지 않고 한 걸음 물러선다. 하루카가 있던 장소를, 지붕을 관통하면서 뻗어나온 연두색 칼날이 아래에서부터 베어올렸다.
그것을 피한 하루카는 다시 맹렬히 지붕 위를 달린다. 언월도를 휘두르는 등 뒤에는 꽃처럼 피어난 몇 개의 진홍색 탄환. 하루카를 넘어 발사된 그것을, 미키는 똑같은 수만큼 만들어 낸 빛나는 삼각형에서 광선을 쏘아 정면에서 막아 냈다. 진홍색과 연두색 섬광이 폭발하고 곧바로 뛰어들어온 하루카의 찌르기를, 점의 움직임을 읽은 미키가 핀포인트로 낫 손잡이로 맞추어 튕겨 낸다.
그것은 마치 쓸쓸한 무도회 같았다.
스텝을 밟는 것처럼 하루카가 이동하고, 춤을 추는 것처럼 미키가 양손을 움직인다.
춤추는 벚꽃잎만이 무대 장식이고.
일반인은 시인할 수 없는 속도로 계속해서 도는, 화려한 의상을 걸친 두 사람의 공주님. 그것을 보름달만이 조용한 관객으로서 바라보고 있었다.
이 소설은 픽시브에서 타마키 하야테(珠樹 颯)님이 연재하신 소설입니다. 허가를 받고 카와즈(かわづ)가 번역하였습니다. 원작자의 허가로, 이 소설은 작가와 번역가의 이름, 출처를 명기하면 전재가 가능합니다. 또한, 이 소설에 코멘트된 감상은 원작자에게도 전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설의 원본 주소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61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