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우라 아즈사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제 상처 없는 사람 같은 건 없다. 아니, 단 한 사람――
보름달을 등지고 빛나는 금발을 날리는 소녀를 분함에 바라본다.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곤 해도 이 차이는 뭐란 말인가.
순간이동을 구사해서 모두를 치명적인 일격으로부터 구하길 계속하던 아즈사의 이마에도 피로로 인한 땀이 배어나왔다.
앞으로 몇 번이나 능력을 쓸 수 있을까. 이대로라면 상황은 악화될 뿐이다. 뭔가, 뭔가 전황을 바꿀 만한――
"주역을 안 보고 딴 생각이라니, 꽤 실례인 거야."
등 뒤에서 들린 소리에 아즈사는 경악의 표정으로 뒤돌아보았다. 눈을 돌린 건 1초도 되지 않는다. 그런데 어느새――
미키가 낫을 휘두른다.
'이동할 곳의 이미지 고정을 할 시간이――'
아즈사가 작열하는 아픔을 각오한 순간. 한 마리의 새가 등 뒤로 돈 것 같았다.
바로 눈 앞을 칼날이 지나간 것과, 누군가에게 어깨를 붙잡혀 뒤로 몸이 잡아당겨진 것은 거의 동시였다.
"리츠코!?"
마코토가 놀라서 외쳤다. 아즈사가 어깨 너머로 돌아보자 분명 그녀들의 교사였다. 평소의 안경이 어두운 밤에 수상하게 빛난다.
감사 인사를 하려고 입을 열려고 했지만 리츠코는 아즈사를 붙잡은 채로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 그뿐인가, 목에 두른 팔을 점점 세게 죄었다. 숨을, 쉴 수가 없다.
"티처 리츠코……어째서!"
아즈사의 신음 소리에 리츠코는 웃음을 흘리면서, 자신의 얼굴을 손바닥으로 쓸었다. 그리고 나타난 얼굴에 아즈사의 눈이 경악으로 크게 뜨였다.
"오랜만이군요……언니."
"――타카네 짱!?"
풍성한 은발에 요염한 보랏빛 눈동자. 그녀의 이름은 시조 타카네였다.
이전 아즈사는 치하야에게 자신의 과거를 이야기했지만, 그녀에겐 말하지 않는 것이 두가지 있었다.
하나는――이미 치하야는 눈치챘을지 모르겠지만, 아즈사가 잃은 소중한 사람에 관한 것.
그리고 두번째가 은발의 소녀와의 관계.
아즈사에겐 장래를 약속한 사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머나먼 곳으로 떠나고 말았다. 은 목걸이만을 남기고.
실의의 바닥에 빠져 있던 아즈사는 각지를 전전하길 계속했다. 어딘가 아직 그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 어쩔 도리 없는 소망만을 의지해.
그 모습을 찾는 여행 끝에서 완전히 초췌해진 아즈사는 이 학원에 도착했다. 그리고 교사로 이끌어 준 것이 은발의 소녀――시조 타카네.
하지만 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입학식까지 학원에서 보내는 시간 속에서, 아즈사의 상처를 천천히 치료하고 옆에 있어 주었던 것이 타카네였다.
어느샌가 아즈사는 타카네를 '타카네 짱'이라고 친애를 담아 부르게 되었고, 타카네 또한 아즈사를 '언니'라고 부르며 따랐다.
하지만 아즈사가 정식으로 학원에 입학한 봄――
타카네는 그 모습을 감추었다.
아즈사는 다시 혼자가 되었다. ――정확히는, 성미 까다로운 룸메이트와 둘 뿐.
'난 누군가를 계속 바라고 있던 걸지도 몰라.'
잃어버린 사람을 대신할 누군가를.
그것은 가장 괴로웠을 때 옆에 있어 주었던 타카네일지도 모르고, 철가면 뒤에 얼핏 얼핏 보이는 상냥함이 귀여운 치하야일지도 몰랐다.
목걸이를 준 사람에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을 사랑을 했다. 그 양 팔에 안겼던 따스함을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
그러니 그것 이외의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사랑의 형태를 이룰 수 있는 것인지, 이제 아즈사 자신은 평생 모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쪽을 향해 화살처럼 돌진해 오는 치하야를 보고 엷게 미소짓는다.
'타카네 짱도.'
치하야가 여태껏 들은 적 없는 큰 소리로 아즈사의 이름을 부른다.
'치하야 짱도.'
치하야는 눈치채지 못했겠지만. 그녀가 변화로 돌려준 목걸이의 잠금쇠 부분의 세세한 장식은, 그 사람에게 받았던 것과는 명확한 차이가 있다. 아즈사는 그것을 알고 있다.
'확실히 '좋아'했어.'
그리고 그걸 원래대로 돌리자곤 생각하지 않는다. 원래 것과는 다르지만, 이 목걸이는 치하야가 만들어 준 또 하나의 새로운 '소중한 것'이었으니까.
의식이 멀어져 간다.
그 때 울지 못했던 자신을 조용히 안아 주었던 사람 품 안에서.
아즈사의 사고는 바닥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으로 떨어져 갔다.
이 소설은 픽시브에서 타마키 하야테(珠樹 颯)님이 연재하신 소설입니다. 허가를 받고 카와즈(かわづ)가 번역하였습니다. 원작자의 허가로, 이 소설은 작가와 번역가의 이름, 출처를 명기하면 전재가 가능합니다. 또한, 이 소설에 코멘트된 감상은 원작자에게도 전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설의 원본 주소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61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