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 14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3

더보기 컴퓨터에서 시선을 돌려 사무실 창문에서 보이는 건 삐죽삐죽 솟아난 몇채의 빌딩뿐. 계속 보고 있으려니 현실과 망상의 경계가 녹아 괴수영화의 서막처럼 생각되기 시작한다. 지진과 함께 빌딩이 우르르 무너지고 그 아래에서 괴수의 촉수 같은 게 솟아나 건물을 차례로 쓸어넘긴다. 그리고 얼굴을 내민 괴수의 포효에 여기 유리창도 깨진다.  도망치기 위해 일제히 빌딩에서 나가는 사람들은 비명을 지르며 도쿄는 한 순간에 괴멸상태가 된다.  "키타, 일 해라."  "앗 죄송합니다!"  피로 때문인지 현실도피를 하고 있자 상사에게 그런 말을 들어 나도 일을 재개한다. 달력을 보자 지금은 7월인데 무슨 일로 넘어갔는지 4월이 되어 있었다. 벚꽃의 디폴트가 프린트되어 있는 걸 보고 꽃놀이 가고 싶었는데 하고 마음속으로..

작업물/번역 2024.05.07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2

2편까진 꼭 올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더보기 익숙한 특급 전철 창문에는 평소와 같은 가나가와의 거리가 비치고 있다. 벌써 장마가 끝났는데 눈에 들어온 광고에는 아직 벚꽃이 흩날리고 있어서 올해는 꽃놀이를 못 갔네 하고 망쇄했던 나날을 되돌아본다. "바쁜 건 고마운 일이라고, 봇치 짱." 점장님은 술자리에서 기쁘단 듯이 그렇게 말했었다. 동시에 우리들한테 바쁘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는 밴드는 별처럼 많다고 설명하고는 그걸 들은 언니는 "결속밴드는 달만큼 커다랗단 말이 하고 싶은 거야."라고 그런 말을 했다.  기타 케이스가 무겁게 어깨를 삐걱이게 만든다. 고쳐 메고 전철의 관성에 고꾸라질 뻔한 걸 이겨내자 문이 열렸다. 나는 쏟아져 나오듯이 홈에 내려 개찰을 빠져나가, 시모키타자와에 내려서서 STARRY를..

작업물/번역 2024.05.05

[봇치더락SS] 사랑받는 너에게 사랑받고 싶은 나의 노래를 - 1

"보키타와 료니지 이야기 인용    작사  히구치 아이  작곡  나이토 히데마사  편곡  미츠이 리츠오" 더보기 케이크 상자는 그 안에 있는 케이크보다도 더 많은 행복을 받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안에 숨긴 생크림의 보물들을 소중히 소중히 지키는 새하얀 케이스. 아빠가 다녀왔다고 말하며 거실에 들어와, 엄마와 후타리가 어서와 다음에 손에 들린 케이크 상자에 헉 숨을 삼기고 기쁜 듯이 달려가는 것을 나는 소파에서 바라본다.  안에 들어 있을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에 기쁨과 아주 조금의 열등감이 마음을 스쳤다.  케이크는 물론 케이크 상자를 닮은 사람은 많은 사람으로부터 사랑받는다. 누군가의 행복을 지키는 사람, 누군가를 웃음짓게 만들 수 있는 사람, 무대 뒤에서 누군가를 지탱해 줄 수 있는 사람.  천장을 ..

작업물/번역 2024.05.05

[봇치더락SS] 봇치 "빌려준 기록 노트"

"보료편료카이 오케이료카이." 봇치 "빌려준카시타 기록 노트" 더보기4월 ○일 오늘 료 선배한테 주스값을 빌려줬다카시타. 영수증이 안 나오는 자판기였어서 금액을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이렇게 노트에 메모해 둔다. ……뭔가 이유까지 쓰니까 메모라기보다 일기 같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금액만 적으면 얼마 안 지나서 무슨 금액인지 까먹을 것 같고. 어차피 료 선배한테 빌려준 돈은 금방은 돌아오지 않는다. 그건 지금까지 알고 지낸 2년으로 잘 알고 있다. 뭐 주스값 정도라면 금액만 보면 작지만……. 어쨌든 240엔, 주스 두 잔 분, 료 선배가 빨리 돌려주기를. 그나저나 '오늘은 내가 쏘도록 하지.'라고 해 놓고 '미안, 돈 없었다.'는 좀 너무하지 않나. ……멋쩍은 듯이 얼굴이 빨개진 료 선배는 조금 귀여..

작업물/번역 2024.05.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