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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4

카와즈 2015. 12. 17. 21:30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3장  하늘로 높은 곳으로



 "그럼 이제 부유술도 응용에 들어가 보자!"

 리츠코가 교단을 손바닥으로 두드리고, 반대편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기합을 넣으라는 거겠지. 하지만 오늘은 몸이 무겁다. 어젯밤 재채기를 잔뜩 한 덕분에 좀처럼 잠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기는 아닐 텐데……누가 내 얘기라도 하는 걸까.

 "이제 슬슬 물체를 부유시키면서 다른 액션을 추가하는 것도 될 거야. 야요이, 잠깐 해 보겠니?"

 지명된 타카츠키 상이 에에~ 하고 자신 없는 소리를 내고는, 머뭇거리면서 앞으로 나왔다.

 "으음, 뭘 하면 되나요?"

 "저기 있는 걸 부유시키면서 뚜껑을 열어 봐."

 리츠코가 가리킨 것은 교단 위에 놓인 사탕이 든 유리병이었다. 뚜껑은 코르크로 돼 있다.

 그걸 슬쩍 보고 나서, 타카츠키 상은 도움을 바라는 눈으로 내 쪽을 보았다. 당장이라도 달려가고 싶어지는 충동을 필사적으로 억누르고, 두 다리는 바닥에 붙인 채로 응원하는 말만을 전한다.

 "타카츠키 상이라면 괜찮아, 힘내."

 "――! 네!"

 금방 웃는 얼굴로 돌아온 타카츠키 상은 검지손가락으로 조용히 병을 가리켰다. 그리고 그 병은 떠올라――

 퐁 하는 경쾌한 소리를 내면서 코르크와 병이 분리됐다.

 "해, 해냈어요!"

 폴짝폴짝 싱글벙글 내 허리에 두 팔을 두르면서 올려다보는 타카츠키 상의 표정에, 큥 한다. 역시 타카츠키 상이야.

 "타카츠키 상, 귀여워."

 아차. 마음 속으로 하려던 말이 무심코 반대가 됐다. 빠득 하고 이를 악무는 소리가 분명히 들렸다.

 "치하야! 야요이는 네 게 아니라고!"

 "딱히 미나세 상 것도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오리 짱, 치하야 상, 싸우면 떽이에요. 전 둘 다 정말 좋아해요~."

 미나세 상의 얼굴이 추욱 칠칠치 못하게 늘어진다. 타산지석이라고 하지만, 난 저런 표정은 아니다. 그렇게 믿고 싶다.

 미나세 상은 야요이에게서 나에게로 시선을 되돌리고, 콧방귀를 뀌면서 고개를 돌렸다.

 "흥. 성적 최우수도 야요이도, 너한텐 안 넘길 거야."

 왜 그 둘을 동일선상에 놓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오늘도 날 향한 미나세 상의 적개심은 절호조인 것 같다.

 "자, 자. 지금은 수업중이야. 그보다 너희들, 멋대로 자기 자신한테 부유술 쓰지 마. 지금부터 그 시간은 충분히 줄 테니까."

 질책을 받고 가나하 상과 하기와라 상이 바닥으로 돌아왔다. 마음은 이해한다. 결국 우리는 자신을 띄울 수 있을 정도까지 온 것이다. 들떠도 어쩔 수 없단 거겠지.

 "이 병을 띄우고 열 수 있는 사람부터――"

 리츠코가 손에 든 봉을 휘두르자, 교단 위에 사람 명수만큼 타카츠키 상이 연 것과 같은 병이 나타났다.

 "밖에서 자기 자신을 부유시키는 걸 허가할게!"

 다시 팔이 호를 그리고, 등 뒤의 창틀을 가리키자 창틀에서 유리가 소리도 없이 빠졌다.

 여긴 4층. 저기에서 뛰어나가서 부유에 실패하면 그냥 끝나지 않는다.

 금방 퐁 하고.

 "니히힛. 가자, 야요이!"

 순식간에 과제를 클리어한 미나세 상이 타카츠키 상의 손을 잡아 끌면서 뛰어간다. 하지만 이 교실의 한 장짜리 창문은 면적이 좁다. 미나세 상도 손을 잡은 채로는 창틀을 못 빠져나갈 거란 걸 알았는지, 타카츠키 상의 손을 놓고 벽 앞에서 뛰어올랐다. 그러자 그 몸이 물리 법칙을 넘어서 바깥으로 날아갔다. 스커트 밑단이 휘날리고, 몸을 반회전시키면서 하늘로. 고도를 낮추지 않고 떠오른 미나세 상은 이쪽을 돌아보고 평소처럼 자신만만한 웃음을 띄웠다.

 "할 수 있어, 야요이. 날아봐!"

 타카츠키 상은 발을 꼼지락거리고 있었지만 미나세 상이 부르자 얼굴을 들었다. 뿅 하고 두 다리가 동시에 바닥에서 떨어지고, 창틀을 넘은 타카츠키 상의 몸은 그대로 중력에 이끌려 머리가 벽 너머로 사라져――

 곧 둥실둥실 원래 있던 높이로 돌아왔다. 그 손을 미나세 상이 꼭 붙잡았다.

 "으에에, 떨어지는 줄 알았어요……."

 "아냐, 안 그래. 봐봐, 됐잖아?"

 둘의 모습을 바라보던 모두가 다시 교단을 보았다.

 "본인도!"

 "나도!"

 "저, 저도!"

 "어머 어머~?"

 금방 몇 개의 병 뚜껑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가나하 상이, 마코토가, 하기와라 상이, 아즈사 상이 창문 밖으로 뛰어나갔다.

 "치하야, 너는?"

 리츠코가 물어볼 것도 없다. 주어진 과제는 모두 해결한다. 그리고――

 간단하게 떠오른 병에서 코르크를 뽑아내고, 창문 너머로 자신의 몸을 던진다.

 떨어진다.

 그것은 여태껏 맛본 적 없는 감각이었다. 시간이 조금 천천이 가는 것처럼 느껴진다.

 떨어진다.

 인간으로서 본능적인 공포 때문인지,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다. 머리부터,

 떨어진다.

 지면이 가까워졌을 때, 온 몸이 떠오르는 이미지. 다시 몸에 처음 느끼는 감각이. 보이지 않는 손에 떠받쳐지고 끌어올려지는 듯한.

 능력은 놀기 위해 갈고 닦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치하야! 그대로 떨어지는 줄 알았다구!"

 가나하 상이 공중에 뜬 채로 이쪽으로 온다.

 "괜찮아. ……뭔가 재밌어져서."

 "아, 치하야가 재밌다는 말을 하니까, 좀 신선해."

 실제로 이런 건 쓸데없는 감정이다. 내 목적을 위해선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어젯밤 조금 생각을 고치기로 했다. 그 필요 없을 것들도 내 목표에 다가가기 위해서라면, 손을 뻗어 봐도 될지 모른다고.

 재밌는 건 재밌다고.

 귀여운 건 귀엽다고.

 그렇게 느끼는 게 내 심신을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활력에 도움을 준다면――

 나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 사람은.

 이런 나를 용서해 줄까――

 "다들 문제 없이 떠 있을 수 있지? 그럼 다음은 자유행동으로 할 테니까, 수업시간 전부 써서 부유의 완벽한 컨트롤을 몸에 익히도록 해!"

 리츠코의 지시와 여기저기서 나오는 환성에 의식이 돌아왔다.

 물리적인 지지 없이 지상을 한참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는 상황에, 다시 가슴이 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하늘을 날아 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는 사람이 있을까.

 하지만 떠받쳐지거나 끌어올려지는 느낌이 좀 거슬리는 걸. 더 자연스럽게 뜰 수는 없을까.

 조금 시행착오를 거쳐서, 떠오르는 데 필요한 벡터를 온 몸에서 균등하게 내보내는 방법을 발견하고 위화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게 됐다. 아예 중력이나 공기 구성까지 지배하에 둘 수 있다면 더 기분 좋게 떠오를 수 있을 것이다.

 "마코토 짱, 나 있지, 하늘을 날 수 있게 되면 해 보고 싶은 게 있었어!"

 "뭔데, 유키호?"

 조금 떨어진 곳에서 하기와라 상이 눈을 반짝이며 마코토에게 다가갔다.

 "있잖아, 공중에서 차 마시기!"

 "차라면, 늘 유키호가 끓여 주는 거?"

 "으음, 그것도 좋지만 왠지 마음이 너무 풀어져서 떨어질 것 같으니까, 오늘은 홍차로 할까. 교실에 티세트 있으니까 가져올게――으와왓!?"

 속도를 내서 교실로 돌아가려던 하기와라 상이 균형을 잃고 아래로 떨어진다.

 "위험해, 유키호!"

 곧바로 마코토가 공중을 달리듯이 하기와라 상 밑으로 돌아가, 떨어지던 하기와라 상을 그대로 옆으로 안고 원래 높이로 돌아왔다.

 "아, 아으으, 미안해, 마코토 짱――"

 하기와라 상은 우물쭈물하면서 아래를 보고 감사 인사를 했지만, 마코토의 얼굴이 가까이 있다는 걸 깨닫고 갑자기 얼굴을 붉히면서 다시 시선을 돌렸다. 그런 하기와라 상을 끌어안은 채로 마코토가 창틀을 지나 교실로 돌아간다.

 나도 모처럼이니까 공중에서 하고 싶은 걸 해 볼까. 내 방 창문은 열려 있을 거다. 눈을 감고 책상 위에 놓인 읽다 만 소설을 떠올리면서 집중한다. 물체를 띄우는 건, 눈이 닿는 범위에 있는 물건밖에 써 본 적 없지만.

 책이 창문을 나와 학교 건물을 빙 돌아서 여기까지 오는 루트. 괜찮아, 또렷이 떠올릴 수 있어. 그 라인을 훑듯이――

 눈을 뜨자 이쪽을 향해 날아오는 물체가 있었다. 성공이다. 그건 그대로 내 손 안에 들어올 예정이었다.

 "으이앗!??"

 미나세 상이 책의 진행 방향 위를 가로지르지만 않았다면.

 "너……너 진짜!!"

 미나세 상이 조금 떨어진 곳 공중에서 머리를 감싸고 나를 노려보았다.

 "미안하지만 불행한 사고야."

 "나, 나한테 원거리능력으로 승부를 걸다니, 배짱 한 번 좋네……!"

 미나세 상이 오른손바닥을 하늘로 향하자, 그녀 손 안에서 소프트볼 크기의 에너지 구체가 생겨났다. 저건……전격? 여태껏 본 적이 없다. 그녀의 고유능력일까.

 순식간에 분위기가 긴박해진다. 미나세 상이 낳은 번개로 된 공을 중심으로 대기가 진동한다.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도 없이, 직격하면 곱게 끝나지 않을 거란 건 알았다. 내 잘못인 건 분명하고 응전할 생각은 없다. 단지 자신의 몸이 숯덩이가 되는 건 간과할 수 없다. 다행히도 내 고유능력은 그것에 적합하다. 양손바닥을 미나세 상에게 향한다.

 "변명이라면 조만간 저세상에서 듣겠어! 이거나 먹어, 치하――"

 "안 돼, 이오리 짱!"

 흉흉한 말로 날 날려버릴 생각이 만만했던 미나세 상 앞에 끼어든 것은, 타카츠키 상이었다.

 "잠깐, 야요이!?"

 당장이라도 발사될 것 같았던 에너지 탄이 미나세 상 손 안에서 수축해 간다.

 "싸움은 안 돼. 그래도 싸우고 나서 화해하면, 별로 안 되진 않아! 안 그러면 나, 이오리 짱 싫어질지도……."

 "그, 그건 더 안 돼! 그래, 싸움 같은 거 딱히 안 될 거 없지, 어라!?"

 미나세 상이 당황해서 혼란에 빠진 사이에 그녀 손에서 능력의 기척은 완전히 사라졌다. 일단 위기는 벗어난 것 같고, 어깨 힘을 빼고 두 팔을 축 늘어뜨린다.

 "치하야 상도 일부러 그런 거 아니죠?"

 "어, ……응, 맞아. 고마워, 타카츠키 상. 그리고 미나세 상, 미안했어."

 "뭐~가 그리고야. ……자."

 미나세 상이 머리에 격돌했던 문고본을 경미한 부유력을 더해서 던졌다. 팔을 움직일 필요도 없이, 왼손에 빨려들듯이 책이 돌아온다.

 "컨트롤 좋구나."

 솔직한 칭찬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미나세 상이 입술 끝을 올렸다.

 "……너야말로, 그거 네 방에서부터 날린 거지? ――꽤 하잖아."

 귀를 의심하면서 눈을 크게 뜨고 바라보자, 곧바로 미나세 상은 요령도 좋게 공중에서 등을 돌렸다.

 "차, 착각하지 마! 이번엔 야요이를 봐서 용서해 주는 거니까!!"

 그대로 타카츠키 상의 손을 끌고 학교 옥상 쪽으로 간다. 타카츠키 상이 잠깐 이쪽을 돌아보고 싱긋 웃었다. 아아, 귀여워라.

 어느샌가 티세트를 가지고 돌아온 마코토나 하기와라 상을 비롯해, 걱정스럽게 상황을 보고 있던 모두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나도 드디어 공중에 뜬 채로 독서를 한다는 귀중한 체험을 맛볼 수 있게 됐다.

 책갈피를 끼워 뒀던 페이지를 펴고 뒷 이야기를 읽어 나간다.

 읽어 나간다. 읽어 나가 보지만.

 ……솔직히 별로 마음이 편하지 않다. 독서는 벚나무에 등을 기대고 하는 게 최적이라고 빨리도 깨달았다.

 그런 내 옆에 갑자기 아즈사 상이 나타났다. 놀랐지만 분명 어젯밤, 그녀는 순간이동을 쓸 수 있다고 말했다. 분명 이게 아즈사 상의 고유능력일 것이다.

 소녀가 자신이 능력자란 걸 자각할 때, 그 계기가 되는 게 고유능력의 발현이다. 이건 그 사람의 특성이나 적성에 따라 한 사람당 하나씩 익히는 거라고 한다. 덧붙여서 이건 다른 능력처럼 단련을 거듭하지 않아도 처음부터 어느 정도 행사가 가능하다. 때문에 어렸을 때 의도치 않게 고유능력을 써서 자신에게 능력의 씨앗이 깃들어 있다는 걸 깨닫게 된다. 지금 아즈사 상의 순간이동이나, 아까 미나세 상이 보인 전격 계통의 능력이 고유능력에 해당한다.

 "치하야 짱, 이오리 짱하고 화해해서 잘 됐구나."

 "……글쎄요."

 "아까까지 이오리 짱이랑 얘기하고 있었는데, 마냥 싫은 것만도 아닌 것 같았어."

 "그런가요."

 그녀가 가시 수를 조금이라도 줄여 준다면 조금은 지내기 편해질지도 모른다.

 "그보다 아즈사 상, 이제 순간이동과 부유술을 조합해서 쓸 수 있게 됐네요."

 새삼스럽게 그 사실을 깨닫고 놀랐다. 당연하단 듯이 바로 옆에 나타났지만, 세로축으로도 크게 가능성이 열린 상태에선 좌표 특정이나 이미지도 간단하지는 않을 것이다.

 "어머, 그러고 보니 그렇네. 의외로 어떻게든 되는 법이구나~."

 "……부탁이니까, 산소가 부족하거나 그런 데로 가진 말아 주세요."

 태평하게 웃는 이 사람이 걱정이다.

 슬쩍 아래를 내려다보니 가나하 상이 왜인지 땅 위에 두 다리를 붙이고 있었다.

 뭘 하는 건지 아즈사 상과 둘이서 지켜보았더니, 청백색의 바람 같은 능력의 흐름 몇 줄기가 가나하 상을 둘러쌌다. 그것은 가나하 상이 펼친 오른손에 모여 수렴하면서, 미나세 상의 손에 전격이 생긴 것과 같이 구형을 만들었다. 그 구체는 어떤 작은 동물로 모양을 바꾸어, 마치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가나하 상의 팔을 타고 올라갔다. 그것에 뺨을 부비는 가나하 상을 멍하니 바라보았더니, 아까까진 눈치채지 못했지만, 똑같이 청백색 에너지에 의해 형성된 두 마리의 새 같은 것이 그녀 주변을 날고 있었다.

 가나하 상은 자신을 내려다보는 우리를 눈치채고 가볍게 손을 흔들더니 다시 부유 능력을 행사했다. 그녀가 가까이까지 와 준 덕에 그 어깨에 올라탄 것의 형태를 겨우 알게 됐다.

 "이건 쥐니?"

 아즈사 상이 고개를 갸웃거리자, 가나하 상이 아깝다며 웃음을 띄웠다.

 "얘는 햄스터고, 이름은 햄조. 남자애고 덧붙여서 생일이 본인이랑 같아!"

 능력 중 하나일 뿐일 텐데 꽤나 세세한 설정이 붙어 있다. 혹시 소환 종류인 것일까. 어쨌든 이게 가나하 상의 고유 능력인 건 틀림없어 보인다.

 "왜 지금 그 능력을 쓴 거야?"

 궁금해서 물어보니, 가나하 상은 사랑스럽고도 부드러운 눈을 자기 주변을 빙글 빙글 돌며 날아다니는 새 두 마리에게로 향했다.

 "모처럼이니까 얘네들한테도 오랜만에 하늘을 날게 해 주고 싶어서."

 그리고 햄조라고 불린 햄스터 모양을 한 에너지체의 입가에 검지를 가져다 댔다.

 "그리고 햄조한테도 이 풍경을 보여주고 싶었거든."

 손가락을 가지고 놀려는 햄조를 바라보는 가나하 상의 눈이, 왠지 어딘가 검은 그림자가 진 것처럼 보였다.



………

……





 "있잖아, 그거 알아? 우리들 중에서 '아이돌'이 선택될 지도 모른대."

 거의 자유시간이 된 부유술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다들 교실로 돌아간 뒤, 가나하 상이 미나세 상과 다른 애들에게 그런 얘길 하는 걸 들었다.

 "하왓, 그 '아이돌'이요? 어디서 들으셨어요?"

 "아까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교무실에 갔을 때, 리츠코가 누구랑 얘기하는 게 들렸어. 본인이 안에 들어갔을 땐 이미 리츠코 혼자였지만……."

 놀라는 타카츠키 상에게 가나하 상이 자기도 반신반의라는 표정을 지었다.

 "간단히는 믿기 어려운데……. 뭐, 당연하다면 당연하지. 그야 이 이오리 짱이 있으니까!"

 긴 뒷머리를 빗어 넘기면서 자신만만한 말을 하는 건 역시 미나세 상이었다. 향상심이 있고 그 나름의 실력을 가진 그녀가 '아이돌'이란 말을 듣고서 가만히 있을 리가 없다. 미나세 상도 '아이돌'을 목표로 여기에 왔을 테니까.

 ――'아이돌'.

 그것은, 소녀들의 영원한 동경.

 희귀한 재능이라곤 해도, 특수한 능력을 가진 사람은 우리들처럼 어떤 시대에도 어느 정도 존재한다.

 하지만 그 절대적인 정점에 설 힘을 지닐 정도에 이르는 자는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그리고 거기에 군림할 수 있는 소녀가 바로――'아이돌'이라 불린다.

 난 물론 만난 적이 없다. 그도 그럴 게, 수십 년, 어쩌면 백 년에 한 번 기적의 재능을 가진 자만이 '아이돌'이 될 자격을 가진다고 한다.

 "하지만……선택받는다고 해도, 누가 어떻게 고르는 걸까요."

 타카츠키 상의 의문은 정당하다.

 "그, 그건, 역시 성적이 좋아서 리츠코에게 인정 받은 학생이 아닐까?"

 가나하 상의 추측도 미덥지 못하다. 애초에 여기 있는 누구도 아이돌이 어떻게 탄생하는지 알 리가 없을 테니까.

 "뭐, 기대하고 있으라고! 어떤 방법이든, 이 내가 멋지게 아이돌의 자리를 얻어 주겠어."

 미나세 상은 어디까지나 올곧다. 그런 그녀를 가끔 부럽게 생각한다. 교과서를 가방에 다 넣고 잠깐 생각에 잠긴다.

 ……아이돌이라.

 여자애라면 누구나 꿈꿔본 적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학원 모두가, 도달할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면서도 조금이라도 그 높이에 다가가고자 필사적으로 손을 뻗고 있다. 나도 그렇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여기에 있다.

 온갖 능력을 자유롭게 다룰 수 있다는 아이돌.

 만약 그 때 내게 그런 힘이 있었다면, 그런 비극은 일어나지 않아도 됐을 테니까.



이 소설은 픽시브에서 타마키 하야테(珠樹 颯)님이 연재하신 소설입니다. 허가를 받고 카와즈(かわづ)가 번역하였습니다. 원작자의 허가로, 이 소설은 작가와 번역가의 이름, 출처를 명기하면 전재가 가능합니다.
또한, 이 소설에 코멘트된 감상은 원작자에게도 전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소설의 원본 주소 : http://www.pixiv.net/novel/show.php?id=461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