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2 5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5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4장 구멍 파는 소녀는 마음을 속인다 '아으으, 어떡하지……. 떠올리니까 두근거림이 멈추질 않아…….' 따스한 아침 햇살이 커튼 사이에서 쏟아지는 가운데, 옆에서 자는 소녀를 바라보며 하기와라 유키호는 괴로워하고 있었다. 평소처럼 같은 방을 쓰는 마코토보다 빨리 잠에서 깨어나 이불에 파묻힌 채로, 그녀 입에서 규칙적으로 흘러나오는 숨소리를 듣고 있었다. 유키호는 마코토의 자는 얼굴을 좋아했다. 평소에는 각이 잡혀 있어서 멋있는 그녀가, 자기 앞에선 이렇게나 무방비하고 편안한 표정을 보여 준다. 윤기 나는 입술, 예쁜 속눈썹. 자고 있는 마코토를 보면, 역시 귀여운 여자애구나 생각도 한다. 평소엔 별것 아닌 동작 하나 하나가 꼭 왕자님 같아서, 그래, 예를 들면 어..

작업물/번역 2015.12.28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4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3장 하늘로 높은 곳으로 "그럼 이제 부유술도 응용에 들어가 보자!" 리츠코가 교단을 손바닥으로 두드리고, 반대편 손으로 주먹을 쥐었다. 기합을 넣으라는 거겠지. 하지만 오늘은 몸이 무겁다. 어젯밤 재채기를 잔뜩 한 덕분에 좀처럼 잠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감기는 아닐 텐데……누가 내 얘기라도 하는 걸까. "이제 슬슬 물체를 부유시키면서 다른 액션을 추가하는 것도 될 거야. 야요이, 잠깐 해 보겠니?" 지명된 타카츠키 상이 에에~ 하고 자신 없는 소리를 내고는, 머뭇거리면서 앞으로 나왔다. "으음, 뭘 하면 되나요?" "저기 있는 걸 부유시키면서 뚜껑을 열어 봐." 리츠코가 가리킨 것은 교단 위에 놓인 사탕이 든 유리병이었다. 뚜껑은 코르크로 돼 있다. 그걸 슬쩍 ..

작업물/번역 2015.12.17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3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2장 아가씨는 큰 뜻을 품는다 키사라기 치하야가 미우라 아즈사의 가슴에 적의를 품었을 즈음. 미나세 이오리는 자기 방에서 치하야에게 평소와 같이 적의를 품고 있었다. '뭐야, 그 녀석. 오늘 수업에서도, 좀 잘 한다고 우쭐대기는.' 자기 생각은 하지도 않고, 이오리는 벽장에 넣어 뒀던 무언가를 꺼냈다. 낡아빠진 종이, 쇠사슬로 묶인 책. 그리고 용도를 알 수 없는 열쇠. 책은 쇠사슬로 세게 묶여 있어서 간단히 풀어서 읽을 수는 없을 것 같다. 책에 손상이 가지 않게 사슬을 자르는 능력은 아직 못 쓰고. 열쇠도 자물쇠를 찾지 않으면 어떻게 할 수 없다. 역시 삼각형과 사각형이 조합된 이 수수께끼의 문양이 힌트가 될 것 같은데. 하지만 분명 이건 학원의 비밀과 연결돼..

작업물/번역 2015.12.15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2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1장 마음의 거리 코 끝에 얇고 부드러운 무언가가 올라탄 감촉을 느꼈다. 천천히 눈을 뜬다. 시야에 들어온 것은 엷은 분홍색의 수많은 꽃. 잠들기 전의 기억을 떠올린다. 그래, 산책 도중에 발견한 벚나무 밑에서 잠들어 버렸었다. 무성하게 자란 키 작은 풀꽃들이 푹신한 융단 같아서, 기분 좋을 것 같았으니까. 무심코 몸을 뉘어 보았더니, 어느새인가 잠에 빠진 것 같다. 코에 올라탄 '그것'을 손끝으로 잡아 눈 앞에 가져온다. 작은 벚꽃잎. 이 꽃잎 하나 때문만은 아니지만, 느껴지는 냄새는 온화한 봄 향기. 별로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 봄 향기. 1년 전에 여기 오고 나서 두 번째로 맞는 봄 향기다. 그나저나 기분 나쁜 꿈이었다. 잘 생각은 안 나지만 아무튼 깜..

작업물/번역 2015.12.15

[아이마스SS]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1

어둠 속에서야말로 강하게 빛나는 의지가 있다. 눈 앞의 절망에 몸이 움츠러들더라도, 소녀들은 목숨을 불태운다. 그 악몽 끝에 누구 하나 곁에 없게 되더라도. 모든 것은 희망을 내일로 이어가기 위해서. '날 잊지 말아줘. 내가 여기에 있었단 걸.' 잠자는 공주 THE HUNDRED LILY -xxx "이거 놔! 놓으라니까!!" 자신이 목이 이렇게나 비통한 소리를 낼 수 있단 걸 처음 알았다. 하지만 그 외침은 어두컴컴한 돌로 된 복도에 허망하게 울릴 뿐, 누구 귀에도 닿지 않는다. "그만둬, 놓아줘!" 말 없이 양 팔을 붙잡고 끌고 가는, 강인한 두 남자에게는 닿지 않는다. 이렇게나 가까이 있는데. "부탁이야, 허――" 누구보다도 얘기하고 싶은 그 사람에게도, 닿지 않는다. 지금은 분명 멀리 있을, 누구보..

작업물/번역 2015.12.14